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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왜 물리학자는 뇌가 아니라 우주를 연구할까?
    기타 과학 2025. 3. 27. 01:45

     

    – 가장 가까우면서도 가장 낯선 세계

    우리는 밤하늘의 별을 보며 우주의 경이로움에 빠져든다.


    천문대에서는 수백억 광년 떨어진 은하를 추적하고,
    우주 망원경은 태초의 빛을 분석하며 빅뱅의 흔적을 찾아낸다.

     

    하지만 정작, 우리 머릿속에 있는 뇌는 어떤가?


    우리 존재의 본질이자, 우주를 인식하고 질문하는 바로 그 장치.
    그 뇌조차 우리는 완전히 이해하지 못한 채,
    매일매일 ‘외부의 거대함’만을 좇고 있다.

     

    왜일까?
    왜 우리는 가장 가까운 미지보다, 가장 먼 신비에 더 매혹당하는 걸까?

     

     


    🧠 1. 인간 뇌 vs 우주 – 숫자로 비교해보면?

     

     

    과학자들이 종종 비교하는 유명한 수치가 있다.

     

    • 인간의 뇌 속에는 약 1000억 개의 뉴런이 있다.
    • 관측 가능한 우주에는 약 1000억 개의 은하가 있다.

     

    이 수치만 보면,
    우주는 머릿속에 있고, 뇌는 우주만큼 크다는 말이 그저 비유가 아님을 알 수 있다.

     

    게다가, 뇌는 단순히 ‘많은 뉴런이 있는 장기’가 아니다.
    뉴런 사이의 시냅스 연결 수는 약 100조 개 이상이며,
    그 네트워크는 가변적이고 동적이며, 감정·기억·의식까지 담고 있다.

     

     

    🔍 다시 말해:


    우주는 물리 법칙에 따라 일정하게 움직이지만,
    뇌는 의도, 감정, 혼란, 무의식 같은 ‘예측 불가능한 차원’을 함께 품고 있는 복잡성의 괴물이다.


    🌌 2. 우주는 분석되고, 뇌는 해석된다

     

    우주 과학은 수학과 물리로 풀어낼 수 있다.


    빛의 스펙트럼, 중력파, 적색편이, 질량분포…
    모든 것이 공식과 데이터로 바뀌고,
    우리는 ‘그것이 무엇인지’보다, ‘어떻게 작동하는지’에 집중할 수 있다.

     

    하지만 뇌는 그렇지 않다.
    뇌는 구조를 안다고 기능이 해석되지 않는다.

     

    • 신경회로가 활성화된다고 해서, 사랑이라는 감정이 수식으로 환원되는가?
    • 의식이란 단어 하나가 수억 개의 뉴런 상호작용이라는 걸 안다고 해서, 자아를 이해하게 되는가?
    •  

    뇌는 단순히 ‘과학’의 대상이 아니라, 인문학, 철학, 예술까지 건드려야 겨우 접근할 수 있는 세계다.
    그래서 과학자조차 뇌를 연구하는 것을 ‘무질서한 정글’에 들어가는 일이라고 표현하곤 한다.

     


    🧭 3. 낯선 것을 연구할수록 우리는 안전하다?

     

    어쩌면 우리는 우주를 연구하면서
    자기 자신을 마주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그 길을 더 쉽게 택하는 건 아닐까?

     

    뇌를 연구한다는 건,

    • 내가 왜 슬픈지,
    • 내가 왜 분노하는지,
    • 왜 나를 사랑하지 못하는지,
    • 내가 정말 ‘나’인지조차도…

    이런 불편하고 민감한 질문들과 정면으로 마주하는 일이다.

    반면, 우주는 멀리 있다.


    우주는 아무 말도 하지 않는다.
    감정도 없고, 나를 판단하지 않는다.
    그것은 차갑고, 안전하며, ‘객관적’이다.

    그래서 우리는 마음속의 블랙홀보다, 하늘 위의 블랙홀을 더 편하게 마주할 수 있는 것일지도 모른다.

     

     


    🔮  가장 가까운 미지로 돌아가야 할 시간

     

    뇌는 단순한 장기가 아니다.
    그건 우주를 상상하고, 수식을 만들고, 사랑을 느끼고, 존재를 의심하는 모든 것의 중심이다.

     

    본인을 가장 잘 알고 다스리게 된 이후

    우리는 다시 우주를 바라본다.

     

    사고가 잘 정돈된 뇌가, 우주와 비슷하다고 느끼는 것은이

    비단 나 혼자만은 아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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